옵시디언의 실체: 과대포장된 마크다운 에디터에 대한 비판적 분석
옵시디언을 둘러싼 과장된 마케팅과 커뮤니티의 열광을 걷어내고 나면, 결국 링크 기능이 있는 마크다운 에디터가 남습니다. 이 글에서는 개발자의 관점에서 옵시디언의 실제 모습과 한계를 솔직하게 분석합니다.
옵시디언의 본질: 마크다운 에디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옵시디언의 핵심 기능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마크다운 파일(.md)을 렌더링해서 보여줌
[[파일명]]
형식으로 다른 파일에 링크를 만들 수 있음- 링크 관계를 그래프로 시각화함
- 플러그인을 설치할 수 있음
이것이 전부입니다. VS Code에 Markdown Preview Enhanced 플러그인을 설치하면 비슷한 기능을 얻을 수 있습니다.
# VS Code로도 충분한 마크다운 작업
code --install-extension yzhang.markdown-all-in-one
code --install-extension shd101wyy.markdown-preview-enhanced
code --install-extension foam.foam-vscode
"두 번째 뇌" 마케팅의 허구
"두 번째 뇌(Second Brain)"라는 용어는 Tiago Forte가 만든 마케팅 용어입니다. 실제로는 그냥 파일을 폴더에 정리해서 저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과장된 기대 vs 현실
마케팅: "당신의 모든 지식이 연결되어 새로운 통찰을 만들어냅니다!"
현실: 수백 개의 메모를 만들었지만 다시 찾아보지 않습니다.
마케팅: "지식 그래프가 당신의 사고를 시각화합니다!"
현실: 스파게티처럼 얽힌 선들을 보며 "와, 복잡하네"라고 생각할 뿐입니다.
마케팅: "원자적 노트로 지식을 체계화하세요!"
현실: 짧은 메모를 여러 개 만드는 것일 뿐, 검색이 더 어려워집니다.
그래프 뷰의 실용성 부재
옵시디언의 상징과도 같은 그래프 뷰는 시각적으로는 인상적이지만 실용성은 거의 없습니다.
// 실제로 그래프 뷰가 하는 일
nodes.forEach(note => {
note.links.forEach(link => {
drawLine(note.position, link.target.position);
});
});
// 그게 전부입니다
대부분의 사용자는 처음 며칠 동안 그래프를 신기해하다가, 실제 작업에는 전혀 사용하지 않습니다. 파일이 많아질수록 그래프는 읽을 수 없는 거미줄이 됩니다.
플러그인 생태계의 함정
옵시디언의 "확장성"은 종종 복잡성의 다른 이름입니다.
플러그인 지옥
처음에는 단순하게 시작하지만, 곧 이런 상황에 빠집니다.
설치된 플러그인이 47개에 달하게 됩니다. Dataview로 쿼리 기능을 추가하고, Templater로 템플릿을 만들고, Calendar로 달력을 보고, Tasks로 할 일을 관리하고, Excalidraw로 그림을 그리고, Advanced Tables로 표를 편집하고... 그리고 41개의 플러그인이 더 있습니다.
각 플러그인은 자체 설정과 단축키를 가지고 있어, 결국 옵시디언 자체를 배우는 것보다 플러그인을 관리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됩니다.
로컬 스토리지의 현실
"데이터 소유권"을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여러 문제가 있습니다.
동기화의 악몽
동기화 옵션들을 살펴보면 하나같이 문제가 있습니다. Obsidian Sync는 월 $8(약 10,000원)의 비용이 들고, iCloud는 맥북에서만 제대로 작동합니다. Dropbox는 충돌 파일 생성의 달인이며, Git은 일반 사용자에게는 너무 복잡합니다. Syncthing은 설정이 로켓 과학 수준입니다.
결국 편하게 쓰려면 유료 서비스를 사용해야 하고, 이는 "무료" 도구라는 장점을 무색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동기화가 필요 없는 단일 디바이스 사용자라면 LLM과 연동할 수 있는 최고의 관리 방법입니다. 저는 단순 마크다운 에디터로서 옵시디언을 최대한 활용합니다.
모바일 경험의 한계
모바일 앱은 데스크톱 버전의 열화 카피입니다.
- 플러그인 대부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음
- 파일 탐색이 불편함
- 타이핑 경험이 네이티브 노트 앱보다 떨어짐
- 동기화 지연과 충돌이 빈번함
실제 대안들
개발자라면
# 옵션 1: VS Code + 확장
mkdir ~/notes
cd ~/notes
git init
code .
# 옵션 2: 그냥 마크다운 + grep
echo "# 오늘의 메모" > $(date +%Y-%m-%d).md
grep -r "검색어" ~/notes/
일반 사용자라면
- Notion: 실제로 유용한 기능이 많음 (데이터베이스, 협업, 템플릿)
- Apple Notes / Google Keep: 간단하고 동기화가 완벽함
- OneNote: 필기와 그림을 자유롭게 배치 가능
누가 이익을 보는가?
생산성 유튜버/블로거
"How I Use Obsidian to 10x My Productivity" 같은 제목으로 조회수를 올립니다. 실제로는 그들도 영상 촬영할 때만 옵시디언을 엽니다.
플러그인 개발자
복잡한 플러그인을 만들어 후원을 받습니다. 사용자는 점점 더 복잡한 시스템에 갇힙니다.
옵시디언 회사
"무료"라고 광고하지만, 실제로는 Sync($8/월), Publish($16/월) 등의 유료 서비스로 수익을 창출합니다.
옵시디언이 실제로 잘하는 것
공정하게 평가하자면, 옵시디언이 잘하는 것도 있습니다.
- 빠른 파일 검색: 로컬 파일이라 검색이 빠릅니다
- 마크다운 렌더링: 깔끔하게 렌더링됩니다
- 커스터마이징: CSS로 테마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습니다
- 오프라인 작업: 인터넷 없이도 작동합니다
하지만 이것들이 과연 그 모든 복잡성을 정당화할 만큼 특별한가요?
결론: 도구는 도구일 뿐
옵시디언은 나쁜 도구가 아닙니다. 하지만 "혁명적인 지식 관리 시스템"도 아닙니다. 그저 링크 기능이 있는 마크다운 에디터일 뿐입니다.
진짜 중요한 것은 도구가 아니라 습관입니다. 매일 꾸준히 기록하고, 주기적으로 정리하고, 필요할 때 찾아볼 수 있다면, 그것이 메모장이든 옵시디언이든 상관없습니다.
복잡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마세요. 그 시간에 실제로 무언가를 만들고, 배우고, 기록하세요. 도구는 단순할수록 좋습니다.